design loci 게릴라 프로젝트 : 잡초의 품격

Dignity of Weeds ; Put a name tag on Weeds


한강대교 노들섬 버스정거장, 2018-06

한강대교 한 가운데 위치한 노들섬에는 버스가 멈춘다. 누가 이곳까지 와서 버스를 타고 내리는지 의아해 할지 모르나, 간간히 사람들이 오간다. 조깅 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이곳 버스 정거장 일대의 보도와 공사장가림막 사이 좁은 틈에 들풀들이 자라고 있다. 도시의 틈새를 비집고 자라나는 ‘잡초’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지만, 이곳의 풀들은 그 품격이 좀 다르게 느껴진다. 가림막이 깨끗한 백색면이다 보니, 마치 갤러리의 벽면에 전시된 그림들을 연상케 한다. 종류들도 대략 10여종에 이른다.


들풀들에 기꺼이 이름표를 달아주기로 했다. 이름을 불러준다면 ‘잡초’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말 이름과 영문명, 학명까지 붙였으니 오가는 이들에게 좀 품격 있게 보여지기를 기대한다.


명아주 Goosefoot/ Chenopodium album var. centrorubrum

좀명아주 Fig-leaved goosefoot/ Chenopodium ficifolium Smith

망초 Canadian horseweed/ Erigeron canadensis L

마디풀 Common knotweed/ Polygonum aviculare L

노랑선씀바귀 Yellow birstle-hair ixeris/ Ixeris chinensis (Thunb.) Nakai

개똥쑥 Annual Wormwood/ Artemisia annua L.

가죽나무 Tree of Heaven/ Ailanthus altissima

강아지풀 Green bristlegrass/ Setaria viridis (L.) P. Beauv.

큰방가지똥 Spiny sow-thistle/ Sonchus asper (L.) Hill

닭의장풀 Common Dayflower/ Commelina communis

까마중 Black nightshade/ Solanum nigrum L.

참새귀리 Field brome/ Bromus japonicus Houtt.


혹시 이곳을 지나게 된다면, 그냥 지나치시지 마시고 한번이라도 풀들의 이름을 불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기억해 주시고, 자세히 봐 주시기를.


나태주의 시 ‘풀꽃2’을 덧붙인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